캐나다에서도 한국 맛이 그리울땐 한국 맛 케이크

오늘 모 웹사이트에서 댓글을 많이 단 사람한테 케이크 하나씩 주는 행사를 해서 이번 달 말까지 찾아가야 한다고 해서 고구마 케이크를 하기로 하고 주소가 있는 곳을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다운타운이 아니었다. 내가 일하는 곳은 다운 타운 이스트 사이드이고 케이크를 찾으러 가야 하는 곳은 버라드와 6 에비뉴 근처에 있는 케이크 전문점이었다. 미리 알았더라면 차를 가지고 왔을 텐데 하는 후회와 더불어 주차하기가 힘든 밴쿠버 다운타운이라 요즘 일하러 갈 때마다 스카이 트레인을 타고 다니다 보니 편함에 익숙했던 것 같다. 사실 리치먼드에서 다운타운으로 일하러 갈 땐 스카이 트레인이 훨씬 편리하다. 운전하는 것도 신경 쓰이는 데다 주차가 만만하지 않으니 이래저래 스카이 트레인이 훨씬 났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퇴근 시간이 다되어 올 수록 불안함이 내 가까이 온다. 함께 일하던 직원이 길 건너서 버스 타면 메인스트리트로 가다가 유비 씨쪽으로 간다고 해서 퇴근하자마자 길 건너 버스 정류장에 가보니 7번과 4번 버스가 다니지 않는다. 그럼 메인 스트리트로 내려가 볼까 하고 메인과 헤스팅 스트리트에서 동쪽에서 오는 버스가 몇 번인가 하고 확인하니 내가 타야 하는 버스가 아니다. 그럼 혹시 반대편인가 하고 길 건너 가보니 그곳도 아니다. 그럼  다시 메인스트리트 아래쪽으로 좀 더 내려 가보자 하고 내려가다 발견한 버스정류장에서 원하던 버스 번호를 발견했다. 늘 차 타고 지나다닐 때마다 위험지역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걸어서 그들 속에 있으니 나도 그들과 조금도 다르지 않은 듯하다. 그곳에서 버스를 기다리니 벌써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다. 4시 30분까지 간다고 약속했는데 이미 약속시간에 도착하기는 힘들 것 같다. 

 UBC 가는 버스가 먼저 왔다. 혹시 몰라 구글 드라이브를 틀어 놓았지만 꿀 먹은 벙어리다. 큰길로 쭉 가는 것이 아니고 작은 길로 꾸불꾸불 역시 버스는 한국이나 이곳이나 쉽게 가는 법이 없다. 그랜빌에서 쭉 아래로 내려가서 그랜빌 다리를 건넌다. 공사 중이라 다리 이곳저곳이 상이군인처럼 상처투성이다. 버라드로 가면 다리 건너서 조금만 가면 된다던 나의 생각이 또 여지없이 빗나갔다. 다리를 건너서는 기사가 한참을 서서 기다리다 다시 출발해서 4 에비뉴에서 신호를 대기하기를 오랜 시간… 여기서 조금만 더 가면 되는데 버라드로 내려가려나 했더니 계속 쭉 4 에비뉴로 달린다. 버라드를 지나치길래 내려서 걸어서 올라간다. 

 드디어 도착한 케잌숍에 들어가니 사장님 내외가 반기면서 포장을 해주시는 동안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자영업이 쉽지 않다는 데에 공감을 한다. 사실 요즘 대형마켓에서 대규모로 케이크를 만들어 파는 바람에 작은 가게 들은 점점 설자리를 잃고 있다. 물론 커피숍도 팀 홀튼이나 스타박스, 맥카페 등이 커피를 팔면서 작은 커피숍들은 많이들 문을 닫았다. 특히 아시안 마트인 T&T 같은 경우는 많은 지역에 지점이 있고 거리가 가까워 자주 이용을 하게 된다.

 

물론 맛도 예전에 세이프웨이나 코스트코에서 사서 너무 달아서 고개를 내저었던 그런 맛이 아니고 우리 입맛에 맞는 케이크이라 더 사람들이 많이 찾게 되는 것 같다. 케이크도 그렇지만 요리도 유명 조리장이 하는 식당이라고 해도 바쁘고 손님이 많은 곳은 조리장이 직접 조리하지 않고 일하는 조리사들이 조리를 하니 조리장의 맛이 아닌 경우도 많다. 물론 레스피야 같겠지만 같은 레스피라고 해도 만드는 사람마다 맛이 차이가 나는 것은 늘 느끼는 것이다. 케이크 가게의 주인장이자 마스터 제과 장인 헨리 신 제 과장이 직접 만든 케이크를 받아 들고 다시 버스를 타고 스카이 트레인을 타고 집에 와서 식구들이 맛을 보는데 맛보기 전까지 T&T에 익숙한 딸이 이거 싸구려 같아. 디스 프래이가… 하더니 맛을 보고는 와 정말 촉촉하고 맛있다고 감탄을 한다.

 

사실 아이들이 어렸을때 서울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 다니면서 일주일에 한 번씩은 케이크를 사 가지고 인천 집까지 가지고 갔다. 아이들이 케이크를 잔뜩 묻힌 입가로 만면의 미소를 흘리고 있으면 정말이지 만원 지옥철에서 찌그러지지 않고 무사히 집까지 배달한 케이크의 위대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그러던 아이들이 동네 베이커리에서 케이크를 사다 주면 맛이 없다고 먹지 않았다. 입맛이 오성급 호텔에 길들여진 탓이다. 촉촉하게 입안을 돌아 목젖을 넘기는 스무스함까지 그때 그 시절을 느끼게 해 준 고구마 케이크의 진면목을 느낀 날이었다.

  • 08/03/2021

Comments

  • sookh
    3월 8, 2021 at 10:59 오후

    고구마 케익은 우리 한국인의 입맛에 가장 잘 어울리는 케익이 아닌가 싶습니다.

    와이프가 고구마 케익을 좋아해서 한국에 있을 때는 고구마 케익을 많이 먹었는데 밴쿠버에서는 한국에서 처럼 맛있는 고구마 케익은 찾지를 못했습니다.

    얼마 전에 Barrard와 4번가에 있는 한국분이 운영하시는 가게를 다른 분이 추천을 하셔서 주문해서 먹어 보았는데 정말 맛있었습니다. 한국에서 먹었던 바로 그 맛이었습니다. 와이프가 정말 좋아하네요.

    아뭏든 요즘 한국이 무척 그리워 집니다. 하루바삐 COVID-19 펜데믹이 진정되고 집단 면역이 형성되어 COVID-19 이전의 일상 생활로 돌아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리고 과연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

댓글을 남겨보세요